
높은 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정기예금에 돈을 넣는 사람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안정적인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예금만으로는 자산을 지키기 어려운 시대라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인플레이션율이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아지면 실질적으로 자산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의 물가 상승과 소비 패턴 변화까지 고려하면, 일정 부분 금융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투자 경험이 없는 초보자에게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정기예금만으로 자산을 관리하던 사람이 어떤 식으로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좋은지, 위험은 최소화하고 수익은 조금씩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현실적인 관점에서 정리해보려 한다.
정기예금의 한계: 안전하지만 성장성은 낮다
정기예금은 원금 손실이 없고, 예치 기간이 정해져 있어 계획적인 자산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2024~2025년 기준 연 3%~4%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하지만 정기예금의 수익률은 물가 상승률을 이기기 어렵다는 점에서 제한적이다. 예를 들어 물가가 연 4% 상승하는데 예금 금리가 3.8%라면, 실질적으로 자산 가치는 마이너스에 가깝다. 또한 예금은 복리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에도 제약이 있다. 따라서 전체 자산의 일정 비중만을 예금에 유지하고, 나머지는 성장성 있는 자산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지 수익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자산이 잠식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초보자를 위한 간접 투자: ETF로 시작하는 분산 투자
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주식 시장 진입은 심리적 장벽이 높다. 개별 종목을 고르고 분석하는 일은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때 ETF(상장지수펀드)는 좋은 대안이 된다. ETF는 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담은 펀드로, 특정 지수나 산업군을 추종하며 비교적 낮은 리스크로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KODEX 200’은 코스피200 지수를 따라가고, ‘TIGER 미국S&P500’은 미국 대형주에 투자한다. ETF는 소액으로도 분산 투자가 가능하고,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유동성도 뛰어나다. 초보자에게는 국내 지수를 기반으로 한 ETF부터 시작해 점차 글로벌 ETF나 테마형 ETF로 확장하는 방식이 무난하다. 특히 배당 중심의 ETF는 예금과 비슷한 안정감을 주면서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적합하다.
중위험·중수익 자산 구성: 채권과 리츠의 조합
정기예금보다 약간 더 높은 수익을 원하면서도 주식만큼의 변동성은 피하고 싶다면, 채권과 리츠(REITs)를 활용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유효하다. 채권 ETF는 국공채나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 최근에는 만기형 채권 ETF가 다양하게 출시되어, 수익률과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에 좋다. 리츠는 부동산에 간접 투자하는 상품으로, 오피스, 물류센터, 리테일 상가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으며, 일정 수익을 배당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물론 리츠는 금리와 경기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존재하므로 비중을 조절해 편입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채권과 리츠를 혼합하면 안정성과 수익성, 현금 흐름을 동시에 고려한 자산 배분이 가능해진다.
정기예금은 기본, 포트폴리오는 필수
정기예금은 여전히 중요한 자산 관리 수단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자산을 성장시키거나 물가 상승을 방어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기예금 + ETF + 채권/리츠의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처음부터 복잡한 상품에 손대지 않아도, 예금 비중을 줄이고 ETF를 소액으로 편입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작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무엇에 투자하느냐’보다도 ‘어떻게 분산하느냐’이고, 수익률만 쫓기보다는 자신의 위험 감수 성향에 맞게 비율을 조절하는 것이다. 특히 투자에 대한 두려움이 큰 초보자라면, ‘예금과 가장 가까운 금융 상품부터 차근차근 넓혀나가는 전략’이 부담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단기 수익이 아닌, 장기 생존을 위한 자산 전략. 지금이 바로 시작할 타이밍일 수 있다.
이처럼 예금, ETF, 채권, 리츠 등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지만,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수많은 질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얼마 정도를 예금에 두고, 얼마를 투자로 돌리는 게 좋을까?", "ETF는 몇 종목까지 편입하는 게 효율적일까?", "초보자는 리츠를 지금 들어가도 괜찮을까?"와 같은 고민은 누구나 겪는다. 정답은 없지만 기준은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 전문가들은 예·적금, 저위험 자산(채권, CMA), 중위험 자산(ETF, 리츠) 등을 포함해 최소 3개 이상의 자산 유형에 분산할 것을 권장한다. 특히 예금과 주식형 ETF 비율은 자신의 투자 성향에 따라 조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안정성을 선호하는 경우 7:3 또는 6:4 비율이 권장되고, 적극적인 투자자는 5:5 또는 4:6까지 확대할 수도 있다.
또한 한 가지 자산군에 집중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종종 ETF만 여러 개 담는 경우가 있는데, 같은 시장을 추종하는 ETF를 여러 개 보유하면 결국 중복 투자가 되기 쉽다. 따라서 산업군, 지리적 분산, 테마 분산을 의도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 시장에 집중된 ETF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 신규 추가 시에는 국내 고배당 ETF나 유럽 지수 ETF, 혹은 금·원자재 ETF처럼 전혀 다른 성격의 상품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포트폴리오 점검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 번 구성한 포트폴리오를 몇 년씩 그대로 두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 환경은 매년, 심지어 매 분기마다 크게 바뀔 수 있으며, 내 상황(수입, 지출, 목표, 가족 구성 등) 또한 달라질 수 있다. 최소 분기 1회 혹은 반기 1회 정도는 자신이 구성한 자산의 수익률, 변동성, 배당 수익, 리밸런싱 필요 여부 등을 체크하고 조정하는 것이 좋다. 이때는 지나친 매매보다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비중 조정 정도가 핵심이다.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아이 키우며 매달 10만원 투자하는 엄마의 루틴 (0) | 2025.08.21 |
|---|---|
| 월급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N잡은 선택이 아닌 필수일까? (0) | 2025.08.17 |
| 마트에서 배우는 인플레이션 – 장바구니 물가가 말해주는 것들 (0) | 2025.08.03 |
| 요즘 경제 뉴스, 너무 어렵게 느껴지지 않으세요? (0) | 2025.08.01 |
| 2025년 하반기 배당주 포트폴리오 구성법 – 안정적인 월세 받기 (0) | 2025.07.31 |